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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름다운 매월리 이야기
WE/또 하나의 기쁨과

[2008올림픽] 왕기춘 ‘어긋난 늑골’ 아쉬운 은메달

by FELUCCA 2008 2008. 8. 12.

  왕기춘 ‘어긋난 늑골’ 아쉬운 은메달

 

» 한국 유도의 왕기춘(왼쪽)이 11일 남자 73kg급 시상식이 끝난 뒤 아쉬운 표정으로 경기장을 빠져나가고 있는 사이 아제르바이잔의 엘누르 맘마들리는 금메달을 깨물며 우승의 기쁨을 누리고 있다. 베이징/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8강전서 갈비뼈 부강…정신력으로 결승까지
13초만에 한판패…이원희 “고개 떨구지마라”

전라도 정읍 시골에서 “원시인처럼 맨발로 뛰어다녔다”던 개구쟁이었지만, 밖에서 얻어맞거나 돈을 뺏기고 오자 엄마는 아들을 유도장으로 데려갔다. 그렇게 유도를 시켰지만, 중학교 시절 꼬박꼬박 유도회비를 내줄 형편까진 못 됐다. 엄마는 아예 선수단 숙소에서 ‘밥 짓는 아줌마’가 되었다. 그 아들이 2006년 처음 태릉선수촌에 들어갔다. 국가대표였으면 좋았겠지만, ‘한판승의 사나이’ 이원희의 훈련파트너였다. 이원희의 기술에 넘어가 주고, 이원희의 기술을 버텨 주는 보조선수였다. 그러나 이 ‘겁 없는 아이’는 이듬해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이원희를 눌러, 진짜 국가대표가 돼 선수촌으로 향했다. ‘폼생폼사’를 좋아하는 아이는 “나도 국가대표인데”라는 생각으로 그 좋아했다던 ‘미니카’도 싹 치워버렸다. 지난해 9월 국내유도 사상 최연소로 세계선수권에서 우승한 아이가 “지구 안에서 1위가 된다는 것, 얼마나 신나는 일이예요”라는 각오를 밝히며 베이징에 왔다.

 

8강이 끝난 뒤 아버지 왕태연씨가 경기장 뒤편으로 나와 담배를 하나 물었다. 1·2회전에서 모두 한판승으로 이긴 아들이 8강에선 정규 5분을 넘겨 연장 1분27초 만에 절반을 따내 힘겹게 이긴 뒤였다. 평소 신장이 좋지 않은데도 식당일을 나가는 어머니는 같이 오지 못했다. 아버지는 “아무래도 기춘이가 (경기를 하다가) 다친 것 같다”며 손으로 자신의 왼쪽 갈비뼈 쪽을 만졌다. 아버지의 직감은 틀린 게 아니었다. 안병근 감독은 “늑골 골절이 된 것 같다. 8강 끝나고 어긋난 부분을 맞추고 테이핑을 했다. 정신력으로 버틴 것”이라고 했다.

11일 베이징 과학기술대체육관에서 열린 결승전. 4강에서 지난해 세계선수권 3위를 유효승(지도 2개)으로 누른 왕기춘은 지난해 세계선수권 결승에서 붙은 엘누르 맘마들리(아제르바이잔)를 또 만났다. 그때 왕기춘은 연장에서 ‘다리잡아메치기’로 효과를 따내 우승했다. 하지만 이번엔 왕기춘이 거꾸로 경기 시작한 지 13초 만에 다리잡아메치기 한판패를 당했다.

왕기춘은 매트에서 빠져나온 뒤에도 하염없이 눈물을 흘리며 “도와주신 분들께 너무 죄송하다. 가족들에게도 미안하고, 내가 부족했던 것 같다. 결승에서 부상을 잊고 하려고 했는데 너무 빨리 끝났다”며 눈물을 멈추지 못했다.

이날 방송 해설위원으로 경기장을 찾은 이원희는 왕기춘을 만나 “잘했어! 기춘아”하며 꼬옥 안아줬다. 이원희는 “나이가 어리니 기춘이가 고개를 떨구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격려했다. 이번 대회에서 최민호가 29살에 금메달을 땄는데, 2012년 런던올림픽이면 왕기춘은 24살밖에 되지 않는다. 수서경찰서 개포지구대 경장인 현역 경찰 강신영(31.수서경찰서)은 이날 여자유도 57㎏급 1회전에서 유효패를 당했다.

 

베이징/송호진 기자 dmzsong@hani.co.kr 영상/ 조소영 피디 azuri@hani.co.kr

 

[출처] http://www.hani.co.kr/arti/ISSUE/39/303724.html

 

 

왕기춘 “런던서 금메달 따겠다”
연합
(베이징=연합뉴스) 특별취재단 = "아직 내 목표가 끝나지 않았으니 다시 열심히 해서 런던 올림픽을 준비하겠다. 그땐 꼭 금메달을 따고 싶다."

2008 베이징올림픽 유도 73kg급에서 아깝게 은메달을 거둔 왕기춘(20.용인대)은 11일 베이징 프라임호텔의 코리아하우스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머리를 떠나지 않는 아쉬움을 애써 누르며 이 같이 말했다.

골절로 보이는 갈비뼈 부상을 안고 싸운 그는 결승전을 떠올리며 "되게 아쉽다"면서 "마지막 판이니까 부상 염려 않고 최선을 다하려 했는데 갑자기 기술에 걸렸고, 최대한 방어를 한다고 했는데 기술을 못피한 것 같다"고 말했다.

왕기춘은 작년 세계선수권 결승에서 이긴적이 있었던 결승 상대 엘누르 맘마들리(아제르바이잔)에 대해 "상대가 나를 많이 연구하고 나온 것 같다"며 "그 기술(발목잡아메치기)이 들어올 줄 생각을 미처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그 친구가 힘이 굉장히 좋은데 힘도 더 세진 것 같고 기술도 다양해진 것 같다"면서 "작년보다 한층 더 세진 것 같다"고 전했다.

이날 그는 침울한 표정으로 회견장에 들어섰지만 회견 도중 보여준 신세대 다운 재기와 명랑함은 여느 때와 같아 툭 털고 다시 일어설 날을 기대케 했다.

옆에서 지켜보던 안병근 감독은 "왕선수는 아직 나이가 어려 런던 뿐아니라 그 다음 올림픽도 충분히 할 수 있다. 체력적으로 가능한 나이라고 생각한다"며 제자를 격려했다.

안 감독은 또 "금메달은 노력과 더불어 하늘이 내려준다는 말이 있는데 왕선수의 다음 올림픽을 위해서 이번에 은메달 밖에 안 만들어 준 것 같다"면서 아쉬워했다.



그는 이어 "왕선수의 장점은 잘 먹고, 잘 자고 성격이 좋은 데다 타고난 유연성과 평형감각을 갖춘 것"이라며 "그러나 기술을 넣을때 상대를 기울이는 부분이 조금 부족한 것이 아쉽다"고 보완할 점을 지적했다.

jhcho@yna.co.kr

 [출처] http://www.hani.co.kr/arti/ISSUE/39/303728.html

 

왕기춘, 다리 잡힌 것이 패인
연합
» 왕기춘 발목잡아메치기에 당해 = 2008베이징올림픽이 계속된 11일 베이징 과학기술대체육관에서 열린 유도 73kg급 결승전에서 왕기춘이 아제르바이잔 엘누르 맘마들리에게 발목잡아메치기 당하고 있다. 베이징/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베이징=연합뉴스) 특별취재단 = 금메달을 꿈꿨던 왕기춘(20.용인대)의 목표는 결승 시작 13초만에 물거품이 됐다.

11일 베이징과학기술대학교 체육관에서 열린 2008 베이징올림픽 유도 남자 73㎏급에서 은메달을 따낸 왕기춘의 결승 상대는 지난 해 세계선수권대회 결승에서 맞붙었던 엘누르 맘마들리(아제르바이잔)였다.

당시에도 시원하게 넘기지는 못했지만 연장까지 가는 접전 끝에 효과를 따내 힘겹게 이겼기 때문에 이날도 승산은 충분해 보였다.

레안드로 갈레이로(브라질)와 8강전에서 늑골을 다쳤다고는 하지만 4강전을 앞두고 휴식시간에 '괜찮다. 문제없다'는 소식이 들려왔던 터다.

그렇다면 지난 해 세계선수권대회 챔피언 왕기춘이 불과 13초만에 허무하게 패한 이유는 무엇일까.

먼저 너무 쉽게 다리를 잡혀준 것이 지적된다. 조용철 대한유도회 전무는 "맘마들리의 주특기가 다리잡기다. 그런데 시작부터 다리를 잡혀 어려운 경기가 됐다"고 지적했다.

이날 왕기춘이 한판으로 패한 기술은 발목잡아메치기였다. 결국 상대 주특기를 쓸 수 있도록 열어준 것이 패인이 되고 말았던 셈이다.

또 한가지 아쉬운 점은 판정이다. 안병근 남자대표팀 감독은 왕기춘이 넘어가면서 주심이 한판을 선언하자 팔을 내저으며 판정에 항의의 뜻을 나타냈고 조용철 전무도 경기가 끝난 뒤 "완전히 넘어가지 않고 옆으로 떨어졌기 때문에 한판으로 보기 어려웠는데도 심판이 한판으로 선언했다"고 불만을 털어놨다.

사실 기술이 걸리더라도 실점을 최소화하는 것은 몸이 유연한 왕기춘의 주특기다. 넘어가는 도중에도 몸을 틀어 앞으로 떨어지는 기술이 탁월한 왕기춘으로서는 최선의 방어를 했지만 판정에서 불이익을 본 셈이다.

매트에 드러누운 왕기춘은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고 매트를 걸어나오면서도 안병근 감독에게 '죄송하다'는 듯이 얼굴을 들지 못했다.

하지만 아직 고개를 숙이기엔 나이가 너무 젊다.

이제 20살인 왕기춘은 이날 이루지 못한 올림픽 금메달의 한을 풀기 위해 4년을 더 준비할 힘이 충분하기 때문이다.

 

emailid@yna.co.kr

 

 

 

아쉬운 은메달 왕기춘 “노력이 부족했다”

 

 

(베이징=연합뉴스) 특별취재단 = `이원희 선배 대신 금메달을 따고 싶었지만...'

`겁없는 신예' 왕기춘(20.용인대)이 11일 베이징 과학기술대학 체육관에서 열린 유도 남자 73㎏급 결승에서 금빛 도전에 실패한 뒤 우승 좌절의 아쉬움을 눈물로 대신했다.

왕기춘은 한국선수단에 첫 금메달을 선사했던 최민호에 이어 두 번째 유도 챔피언 탄생을 기대했지만 결승 상대인 엘누르 맘마들리(아제르바이잔)에게 경기 시작 13초 만에 발목잡아메치기 한판으로 매트 위에 쓰러졌기 때문이다.

왕기춘은 충격적인 패배를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모습이었고 침통한 표정으로 경기장에서 내려왔다.

굵은 눈물을 흘리며 인터뷰를 거부했던 왕기춘은 안병근 감독의 권유로 취재진의 질문에 "도와 주신 많은 분들께 죄송하고 가족에게 미안하다. 열심히 했지만 노력이 부족했던 것 같다"고 짧게 전했다.

8강 경기 중 옆구리를 다쳐 심한 통증을 호소했던 왕기춘은 4강전에서 라슐 보키에프(타지키스탄)를 상대로 우세승을 거뒀지만 결승에서 만난 맘마들리에게 불의의 일격을 당해 결국 고개를 숙였다.

특히 이 체급에서 올림픽 2연패를 노리던 `한판승의 사나이' 이원희(28.한국마사회)가 KBS 보조 해설위원으로 지켜보는 가운데 놓친 금메달이라 더욱 아픔이 컸다.

지독한 `연습벌레'로 지난해 리우데자네이루 세계선수권대회에서 당당히 우승하며 세계 최강자 실력을 보여준 왕기춘은 "원희 형 몫까지 대신해 꼭 금메달을 따겠다"던 다짐이 무위로 돌아가 아쉬움을 안고 귀국 길에 오르게 됐다.

 

chil8811@yna.co.kr

 

[출처] http://olympic.hani.co.kr/arti/ISSUE/39/303661.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