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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름다운 매월리 이야기
JOY/주변여행

[목포 3대 무침 맛집] 매콤-새콤-달콤 '목포 3대 무침'...봄내음 성큼~

by FELUCCA 2008 2010. 3. 25.

매콤-새콤-달콤 '목포 3대 무침'...봄내음 성큼~
 

2010-03-24 14:26

 

춘분(21일)을 넘어선 3월의 하순. 우리의 몸과 마음은 이미 겨울을 털어내고 있다. 환절기 신체의 변화 중 가장 민감한 게 입맛이다. 겨우내 껄끄러워진 입맛을 단번에 되돌릴 상큼한 미식거리를 찾을 수만 있다면 그만한 봄철 보양식이 따로 없다. 이즈음 전남 목포를 찾으면 왕성한 식욕을 되찾을 만한 별미 셋을 만날 수 있다. 갓 캐낸 바지락을 막걸리식초와 함께 빨갛게 버무려낸 '바지락회 무침', 제철 만난 준치를 야채와 함께 무쳐낸 야들야들 '준치회 무침', 그리고 부드러운 꽃게 살을 매콤하게 무쳐 흰쌀밥에 쓱쓱 비벼 먹는 별미'꽃게 무침' 등.... 싱싱한 해물을 매콤 새콤 달콤 초고추장으로 버무려낸 이들 봄철 무침은 밥 세 그릇도 뚝딱 해치울 수 있는 최고의 밥도둑이다.

 < 목포=글ㆍ사진 김형우 기자
hwkim@sportschosun.com>

 

전남 목포는 유서 깊은 항구도시이자 예향으로 이름난 고장이다. 최근에는 서남권을 대표하는 해양관광중심도시로 이른바 '환황해권 시대'를 여는 전초기지 역할을 하고 있다. 특히 서남해 도서관광의 허브 격으로 홍도, 흑산도, 비금-도초도 등 남도의 대표적 섬 지방 나들이를 위해서는 반드시 거쳐야 하는 곳이기도 하다.

당일잡은 탱탱한 '바지락 무침' 최고의 안줏거리
막걸리 식초 - 매실 액기스덕에 원재료맛 - 손맛 우러나 별미

                                     ◇이즈음 전남 목포를 찾으면 왕성한 식욕을 되찾을 만한 별미를 만날 수 있다.

                                        사진은 최고의 안주이자 밥도둑으로 꼽히는 '바지락 무침'.

 

▶목포의 미각 '바지락 무침'

 목포에서 봄 느낌 물씬 나는 미식거리로는 바지락 무침을 빼놓을 수 없다. 갓 캐낸 바지락에 막걸리식초를 넣고 빨갛게 버무려 낸 새콤달콤한 무침은 입안 가득 맑은 침을 고이게 한다. 목포 사람들은 '봄 조개, 가을 낙지'라는 말을 곧잘 쓴다. 여기서 조개는 단연 '바지락'이다.

 목포에서 맛보는 조개무침은 신선한 갯내음이 가득 담긴 별미중의 별미이다. 특히 바지락회무침은 갓 캔 것을 써야 하는 관계로 바지락 산지가 아니면 맛보기 힘들다. 굴이야 채취 후 하루 이틀을 놔둬도 선도가 유지되지만 바지락회는 당일 생물이 아니면 제 맛을 낼 수 없다. 특히 냉동바지락은 국거리는 될 수 있어도 횟감은 안 된다. 탱탱한 탄력이 다르기 때문이다.

 목포에서 바지락회를 제대로 무쳐 내는 집으로는 하당 신도시에 자리한 '해촌'이 꼽힌다. 신안 압해도 출신의 주인 최원임씨(54)의 손맛이 일품이다. 어려서부터 워낙 바지락을 많이 접하다 보니 수십 년 세월 속에 손맛이 녹아 있는 것.

 바지락 무침은 완도, 해남산 바지락에 돌미나리, 배, 오이, 양파, 참나물 등의 야채와 양념장을 넣고 빨갛게 무쳐낸다. 맛의 비결은 따로 있다. 바로 막걸리식초이다. 6개월 숙성으로 무침에 깊은 맛과 청량감을 더해준다. 또 함께 넣는 매실 엑기스는 달달한 맛과 향은 물론 배탈까지 예방해준다.

 주인 최씨는 모든 식재료를 직접 준비한다. 오래 전부터 자연식을 실천해 온 때문이다.

 바지락 무침은 빨갛지만 맵지도 짜지도 않다. 원재료의 맛을 제대로 살리고 있다.

 "식재료에 자신이 있응게 무조건 맵게 하지 않죠. 어찌 보먼 이것이 다 손맛 아니것습니까(웃음)."

 바지락회무침은 술안주로도 제격이지만 따뜻한 밥과 곁들여도 그만이다. 갓 지은 쌀밥에 바지락 회 무침을 듬뿍 얹어 참기름 한두 방울 떨어 뜨려 비벼 먹는 맛이 일미이다.

 이 집 밑반찬으로 파래전이 나온다. 파래전에 바지락회무침을 곁들이면 고소한 부침개와 매콤달콤한 무침소스, 파래향이 어우러져 독특한 맛을 낸다. 바지락 뽀얀 국물도 '캬~' 소리가 절로 날 만큼 시원하다.

 바지락은 철분이 많아 빈혈예방과 병후, 산후 원기회복에 좋아 목포사람들은 봄철 최고의 '보양 별미'로 즐겨 찾는다. 바지락회무침 2만원(3~4인용). 전골(1만5000~3만원), 바지락죽 6000원. (061)283-7011

 


 

겨우내 달아난 입맛 일순에 되돌리는 '꽃게무침'
부드러운 생살 - 특별한 양념 어우러져 밥한그릇 뚝딱 '밥도둑 따로없네'

                                ◇부드럽고 매콤달콤한 맛의 꽃게 무침.

 

▶꽃게 무침

 간장게장, 양념게장, 매운탕...

 꽃게를 가장 맛있게 먹는 방법은 무엇일까. 목포사람들은 단연 '무침'을 으뜸으로 친다. 특히 봄에 맛보는 꽃게 무침은 반찬 이상이다. 입맛을 심하게 잃었을 경우라면 차라리 특효약 에 가깝다. 꽃게 무침은 실로 달아난 입맛을 일순 되돌려 놓을 만한 '감동의 맛'을 지니고 있다.

 흔히들 양념게장 하면 얼얼하게 매운맛을 떠올리기 십상이다. 하지만 목포의 별미 '꽃게 무침'은 부드러운 꽃게 살과 매콤달콤한 양념이 어우러져 여느 양념꽃게장과는 또 다른 차원의 맛을 낸다. 특히 뜨거운 밥에 쓱쓱 비벼 한 숟갈 오물거리자면 혀에 척척 감기는 듯한 부드러움을 맛볼 수 있다.

 일반 꽃게장은 맛은 있으되 점잖게 먹기가 쉽지가 않다. 하지만 목포 꽃게 무침은 부드러운 생살을 발려 양념에 무친 관계로 먹기가 편하다. 물론 꽃게를 잘게 토막 내거나 등껍질 째도 무쳐 꽃게 먹는 기분을 낼 수 있다. 목포사람들은 병원 환자식이나, 어른 봉양식으로 꽃게무침을 즐겨 찾는다. 목포 미식가들이 강력 추천한 꽃게무침의 명소 '장터(옥암동 소재)'의 김용완 사장(48)은 '꽃게 무침은 아픈 사람도 두 그릇이 기본'이라고 말한다. 김 사장은 "진짜 밥도독이 따로 없당께요. 우리 집 단골손님이 병원 환자식으로 꽃게무침을 가져 갔는디, 옆 침대 환자분한테 인사로 권했다가 밥 한 그럭을 제대로 뺐겨부렀다고 안합디여(웃음)"라며 엄지를 치켜세운다.

 '장터'는 목포에서 꽃게 전문점으로 유명하다. 만호동 선창에서는 김 사장의 어머니 윤덕심씨(86)와 딸 김옥순씨(60)가 함께 운영하고 있고, 하당점에서는 아들(김용완씨)이 가업을 잇고 있다.

 이 집 꽃게 무침은 얼핏 보기에는 무서울 만큼 벌겋다. 하지만 정작 맛을 보면 아이들도 밥 없이 먹을 수 있을 정도다. 비결이 있다. 고추다. 진도가 고향이라는 김 사장은 고향에 맵지 않은 고추를 계약재배 하고 있다. 꽃게도 5~6월, 9월에 잡은 싱싱한 놈을 골라 급랭 시켜 연중 사용한다. 봄철엔 알밴 것을 생물로 쓰지만 알이 얼면 맛이 떨어져 냉동한 것은 수놈 만을 쓴다. 토막 낸 꽃게의 살을 발려 고추 가루, 마늘, 생강, 간장 등을 넣고 함께 무쳐 내면 맛깔스런 꽃게 무침이 뚝딱 완성된다. 1만6000원(2인 기준), 밥 1000원. 1인 9000원 꼴. (061)285-1883

 

 

 

달라진 수온 변화 … 3월 하순에 제철만난 '준치회'

잔가시덕에 오히려 팽팽한 질감 - 특유의 양념으로 입맛 사로잡아

                               ◇맛깔스런 초고추장에 버무린 준치회 무침. 

 

▶째보선창의 '준치회 무침'

 '썩어도 준치'라는 말이 있다. 무슨 뜻일까. 납작 길쭉한 준치는 본래 잔가시가 많다. 때문에 맛은 있으되 먹기가 까다로운 생선이다. 바로 이 잔가시가 '몸짱' 준치의 '자존심'을 지켜 주는 비결에 다름없다. 준치는 먹기야 불편 하지만 이 잔가시 덕분에 선도를 잃어도 팽팽한 모습을 유지할 수가 있다.

 봄철 목포 최고의 별미라는 '준치'가 제철을 만났다. 흔히 '5월의 준치'를 최고로 친다지만 이는 수백 년 동안 내려온 계절의 구분을 따른 것이다. 그러나 최근 급격한 수온 상승으로 우리 바닷가의 생선도 나는 철이 빨라지고 있다. 이제 환경이 변한 것이다. 때문에 목포의 미식가들은 이제 3월 하순을 준치철의 시작으로 여기고 있다.

 목포에서 준치횟집으로 이름난 '선경준치회'의 이후정 사장(52)은 "원래 보리 벨 때가 준치철이라고 안합디여. 근디 요새는 3월부터 준치가 겁나게 잡힝게로 지금부터가 딱 준치철이지요"라며 요즘 분위기를 전한다.

 목포에서는 준치를 주로 회무침으로 먹는다. 바로 회를 친 싱싱한 준치를 맛깔스런 초고추장, 야채 등과 버무려 접시에 수북이 담아 놓고 술잔을 기울인다. 준치살은 무척 부드럽다. 광어나, 숭어 등의 쫄깃함과는 다른 무슨 셔빗처럼 슬슬 녹는다. 매콤 새콤달콤한 양념장과 어우러지니 특유의 비린내도 감춰진다. 특히 안주로도 좋지만 갓 지은 따끈한 쌀밥과도 곧잘 어울린다. 밥 따로 회 따로 노는 불협화가 없어 쓱쓱 비벼먹는 게 일품이다. 준치회는 모양이 좀 다르다. 일반 횟감처럼 납작하게 포를 뜨지 않고 길게 채를 썬다. 전어회와 비슷한데, 잔가시 때문이다. 요령껏 가시를 피해 포를 뜬다 해도 워낙 연한 살 속에 가시가 많이 박혀 있어 조금의 질감은 남는다. 이 또한 준치회의 본 맛이다.

 목포사람들은 "여수서 '서대회' 하대끼, 목포서는 '준치회'라고 안 한다요"라며 봄철 목포의 최고 별미거리가 준치회임을 내세운다. '선경준치회'가 자리한 목포시 온금동 선창회집 촌은 60~70년 전부터 선술집이 있던 곳이다. 유달산 자락 아래 조그만 포구로 그 지세가 언청이를 빼닮았다고 해서 '째보선창'으로 불렸다. '선창회집'이라는 이름으로 수십 년 영업을 해오던 것을 10여 년 전 며느리로 손 바뀜이 되며 '선경준치회'로 영업하고 있다. 이 집은 봄철 대마도, 동지나해역에서 잡아 온 준치를 급랭 저장 해두었다가 연중 사용하고 있다.

 이 집 준치회 맛의 비결은 매실식초에 있다, 집에서 직접 담근 매실식초가 새콤달콤한 맛을 내는가 하면 준치 특유의 비린내까지 잡아준다. 여기에 사과를 갈아 넣고, 고추장, 고춧가루, 마늘, 생강, 소주 등을 추가해 무침 소스를 만든다. 달달한 맛을 내는 데에는 물엿과 약간의 설탕도 빼놓을 수 없다. 미나리, 오이, 양파 등 함께 버무린 야채는 아삭한 봄기운을 느끼게 한다. 포를 뜨고 남은 뼈로 끓인 매운탕 국물 또한 구수하고 시원하다. 선경준치회집은 준치회와 생선구이가 전문이다. 목포 먹갈치(1만원)와 조기(1만원)를 구워내는데, 기름기 많고 살집 깊은 갈치살은 고소하면서도 부드럽다. 특히 집에서 직접 간잽이를 한 굴비구이와 매운탕은 전라도 말로 '갱미'가 있다. 늦봄부터는 병어찜(1만원)도 맛볼 수 있다. 황석어를 꼬들꼬들하게 말려 조려낸 쫄깃한 '깡다구'도 별미다. 준치회무침 8000원, 밴댕이(송어)회 8000원. (061)242-565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