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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명숙] 살아온 날의 모두를 걸고, 천만번을 다시 물어도 절대 아니다

by FELUCCA 2008 2009. 12. 18.
<정치생명 기로에 선 한명숙>
[연합뉴스] 2009년 12월 18일(금) 오후 03:33

 

 


(서울=연합뉴스) 송수경 기자 = 한명숙 전 국무총리가 18일 뇌물수수 의혹으로 검찰에 전격 체포되면서 정치인생 최대의 기로에 섰다.

화려한 경력과 화합형 이미지에 힘입어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이후 야권내 유력한 서울시장 후보로 떠오르며 주가를 한창 올리던 와중이었다.

재야 여성 운동가 출신인 그는 99년 새천년민주당 비례대표로 영입, 정계에 입문한 뒤 국민의 정부 초대 여성부 장관, 참여정부 환경부 장관을 지냈고 2004년 17대 총선에서 지역구(고양 일산갑)에 도전, 재선에 성공했다.

2006년 4월 헌정 사상 첫 여성 총리에 오른 뒤 이듬해 3월 당에 복귀했다.

2007년 대선 경선 패배, 2008년 4월 총선 낙선으로 정치일선에서 물러나는 듯했던 한 전 총리를 다시 전면에 등장시킨 것은 역설적으로 노 전 대통령의 서거였다.

노 전 대통령 공동장의위원장을 맡았던 그는 서거정국을 거치며 야권에서 서울시장 후보로 급부상했으며 이후 노무현 재단 이사장을 맡아왔다.

한 전 총리는 이번 수사를 `조작 수사'로 규정, 정면 돌파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그는 강제구인에 앞서 "살아온 날의 모두를 걸고, 천만번을 다시 물어도 절대 아니다. 한 점 부끄러움도 없다"며 "검찰의 허위조작 수사에는 일체 응할 수 없으며 법정에서 국민 앞에 진실을 낱낱이 밝히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성을 잃은 정치검찰의 폭력을 방임하면 또 다른 희생자가 나올 수밖에 없기 때문에 싸우는 것"이라며 "평범한 시민의 한사람으로서 거칠고 험한 싸움을 해나가기 위해 당당하게 길을 떠난다"고 말했다.

야권 안팎에선 서울시장 불출마 쪽으로 기우는 듯 했던 한 전 총리가 이번 사건을 계기로 오히려 정치적 명예회복을 내세워 출마쪽으로 선회할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실제 민주당과 친노 인사들은 검찰 수사 국면에서 한 전 총리에게 출마를 강하게 권유해 왔다. `한명숙 공대위' 내부에서 이날 강제구인에 앞서 서울시장 출마선언을 해야 한다는 의견까지 나왔다는 후문이다.

한 전 총리 본인도 최근 지인들에게 "하나님이 이런 식으로 나를 다시 싸우고 일하게 만드신다"고 말했다고 한다.

그러나 만약 혐의 내용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최대 무기였던 도덕성에 치명타를 입으면서 향후 정치행보에 급제동이 걸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어서 주목된다.

hankso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