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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름다운 매월리 이야기
[FELLUCA 2008]/매월리 시하바다

다시 가고픈 바닷가 비경, 아름다운 '시하바다' [풀꽃세상]

by FELUCCA 2008 2008. 1. 17.
다시 가고픈 바닷가 비경, 아름다운 '시하바다'

 

③'화원면'판 동해안, 낚시객을 부르는 '별유천지 비인간'

들국화밭에서      2007/11/23 19:25    

해남 화원 대한조선과 억수리 마을을 둘러본 우리 일행은 주광리 관광골프단지로 향하기에 앞서 아름다운 해남판 동해안 '시하바다'를 찾았습니다.

물때가 만조여서 갯벌을 볼 수는 없었지만 탁트인 바닷가가 눈앞에서 펼쳐졌고, 마침 눈앞에 가득찬 연무(Smog)로 인해 수평선과 섬을 온전히 감상할 기회는 놓쳤지만 다시 찾은 시하바다는 아름다움 그 자체였습니다.

찻길에서 바라본 연무에 쌓인 시하바다..알 수 없는 앞날을 말해주는 듯하다!

어촌 마을로 가는 길목에서 산자락을 타고 흘러내리다 멈춰선 곳에 들어선 텃밭과, 찻길이 이어진 곳에서 바라본 시하바다. 그리고 고즈넉한 갯바위 사이에 들어선 시골 어촌 마을은 그야말로 '무릉도원'을 연상케 했습니다.

때마침 이 비경을 몰래 쉬쉬하며 입소문 타고 찾아든 낚시객들이 조그마한 방파제에서 낚시대를 드리우는 여유로움을 그려내고 있었습니다.

목포에서 진도나 울돌목으로 향하는 뱃길 중간에 있는 장산도 등과 마주보는 시하바다에서 부는 거친 바람과 함께 출렁이는 성난 풍랑은 태초의 자연을 그대로 담은 듯 했습니다.

개발 물결이 진행 되어버린 인근 목포같은 중·소 도시에서는 전혀 느낄 수 없었던 호방(豪放)함이 제 안에서 절로 꿈틀거리며 일렁였습니다.

신비함을 더해주는 수평선..호방함을 채워주는데 부족함은 없다..

그러나 우려는 염려를 낳았습니다. 개발열기로 인해 노동자들의 호주머니와 불공정무역으로 외국주민들의 피땀을 뜯어간 욕심꾼들이 혹 이곳마저도 침범하여 앗아가지 않을까하는 걱정이 들었습니다.

실제로 우려는 현실로 나타났습니다.

바로 지도상 위도가 아래쪽인 곳에선 쪽섬을 낀 바닷가에 '해남화원관광단지'조성이라는 관광프로젝트 이름으로 옛시골을 밀어버리고 초대형 골프마을이 만들어지고 있다고 합니다.

목포에서 진도로 가는 배가 이 바닷길로 들어서면 절경이 많다는데 혹 자본이 이곳마저 관광상품화하지 않을까 염려하는 것이 설마 저 혼자만 자연을 독식한다는 것이겠습니까?

그보다는 아름다운 어촌과 바닷가가 입소문으로만 알려져 그 원시적인 비경이 보존되었으면 하는 맘이 간절했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러나 일부는 역시 개발 여파가 밀려 왔습니다. 산기슭을 가로지르는 포장도로 위쪽에 그 길을 문 어귀삼아 흙집 대신 펜션(영업용별장)이 몇 채 지어져 손님을 받고 있는 듯 하였습니다.

새로 지어져 단장중인 펜션(?)..겉모습으로 미루어 보건대 영업용 집인듯..

제가 망설이다가 이 글을 통해 시하바다를 소개한 것도 이런 미풍(微風)이라도 불어오지 않았으면 하는 생각 때문입니다.

삼림사이에 나무를 베고 지은 별장(?), 펜션..시하바다의 태고적 운명도 이제는 끝인가?

또한 2~3년전 우연히 알게된 '시하바다'가 이제는 별장마을로 바뀌어가는 모습이 암울한 미래모습으로 느껴지며 머릿속에 산만하게 그려졌기 때문입니다.

군초소가 위치해 출입이 금기가 되었던 곳이 민주화운동 여파로 열렸으나 이제는 개발과 경제 성장이라는 이름아래 옛정취가 사라져가는 것은 매우 안타까운 현실입니다.

만조로 출렁이는 바닷물위로 조금 튀어나온 갯바위이며 오른쪽에 군초소가 있다. 태고적 운명은 깨지는가?

여기에서 혹 남북간 평화통일이 되더라도 천혜의 야생동물 낙원으로 남아야 할 '비무장지대'(DMZ)의 운명을 미리 보는 것 같아 씁쓸했습니다.

천혜의 비경이 개발에서 훼손되지 않고 남아지려면 '국립공원', '야생동물공원', '갯벌공원'으로 인간의 발길이 차단되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간절한 바람이 정책으로 나타나기를 바라는 소망이 혼자만의 욕심일까요?

진도쪽으로 향해가는 고속 중형급 여객선..시하바다는 탁 트여서 배가 많이 다닌다..유조선은 사라졌으면..

방파제 끝에서 예닐곱명의 낚시객이 갓 잡아올린 물고기(대하와 농어)를 초장으로 찍어서 먹는 모습이 참 부럽기도 했지만 채식주의를 넘어 자연주의로 넘어가는 길목에서 갈등했던 저는 군침을 삼키느라 매우 괴로웠습니다. 남의 것을 탐하지 않아야 했기 때문입니다.

채식주의자들이 무조건 해산물을 먹지 말라고 주장하는 것은 온당치 않는 말이라고 한 생태활동가의 지적을 되뇌어 봅니다.

육류는 제껴놓고 양식한 어류나 팔려고 채취한 바다 산물이 아니라 부족한 끼니대신 자연의 해산물을 먹는 것이라면 채식주의의 본 뜻에 어긋나지는 않는 자연주의이기에 그길에 합류하려 합니다.

다음에는 시하바다 갯마을까지 대나무 낚시대를 자전거에 매달고 와 씨알 굵은 대하(왕새우)를 맛보려 합니다.

조그마한 방파제 끝에서 본 어촌 마을 풍경. 새로 수리한 집도 보인다..

아니, 둘러보는 과정에서 아예 어촌마을 폐가를 빌려서 귀촌(귀농)하면 어떨까하고 장래를 상상하기도 하였습니다.

경치가 너무 좋았고 도시의 빌딩과 자동차와 아파트나 도로가 늘어가는 것이 불현듯 싫어졌기 때문입니다.

이곳 헌 집을 보수하여 황토집으로 짓고 시도때도 없이 불어대는 바다바람에 돌아가는 중소형 풍력발전기가 만들어낸 전기로 전력을 자급하고 앞바다의 갯것으로 세끼 반찬을 대신한다면...

시하바다 풍경. 왼쪽이 진도가는 길이며 오른쪽이 목포로 가는 뱃길.

조그마한 언덕기슭 밭에 농작물을 심어 나온 식량으로 밥상을 채운다면 어떨까..?

옛날 문객과 시인들이 노래한 '무릉도원'이 따로 없을 것 같다는 앞날의 삶을 머릿속에 그려 봅니다.

아름다운 바닷가에 펜션 영업보다 땀흘려 노력하여 일군 자연의 식물로 살아가는 자급 공동체가 살아난다면 산업제국 대한민국은 동방의 신비한 나라로 다시 돌아가게 됨으로서 지구촌에서 주목받게 될 것입니다.

진도쪽에서 목포쪽으로 황급히 달리는 소형 쾌속선..속도문명에 조선소 노동자는 지치고 석유문명은 기후변화를 낳고..


그길에 저도 뒤쳐지지 않겠다고 시하바다와 함께 새끼 손가락을 걸어 봅니다!


☆생업을 양보하고 동행해주신 '민주노동당 전남도당 환경위원회' 위원장 '민경진'님에게 감사드립니다.

 

원본은 [풀꽃세상]이며 아래주소에서 펀글입니다

http://www.fulssi.or.kr/home/bbs/board.php?bo_table=freeboard&wr_id=2954&page=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