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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올림픽] 박태환, 이건 몰랐지-초·중반 폭발에 세계가 깜짝

by FELUCCA 2008 2008. 8. 11.

박태환, ‘이건 몰랐지’… 초·중반 폭발에 세계가 깜짝 [중앙일보]

50m 4위 → 100m 2위 → 150m 이후 줄곧 선두 … 금빛 터치
작전 노출 꺼려 예선 2위 … 해킷 등 라이벌 허 찔러

베이징 올림픽 수영 남자 자유형 400m 결승이 열린 10일 중국 베이징 국가아쿠아틱센터. 스타트 신호와 함께 3번 레인의 박태환(단국대)이 발판을 힘껏 박차고 물속으로 뛰어들었다. 0.69초의 출발 반응속도는 8명의 선수 중 박태환이 가장 빨랐다.

장신의 경쟁자들에 비해 잠영거리가 짧은 그로선 빠른 스타트로 이를 만회해야 했다. 0.76초의 출발 반응시간을 보인 ‘라이벌’ 그랜트 해킷(호주)을 스타트에서만 0.07초 앞질렀다. 하지만 역시 짧은 잠영거리 때문에 그는 첫 턴인 50m 지점까지 4위에 머물렀다. 박태환은 초반부터 스퍼트했다. 50m 지점까지 앞섰던 상대를 차례로 제치면서 100m 턴을 할 때는 해킷만이 박태환의 앞에 있을 뿐이었다. 그러나 해킷도 오래 버티지 못했다. 박태환은 150m 지점에 가장 먼저 도달했고, 결국 1위로 골인했다.


박태환의 금메달은 결국 전략의 승리인 셈이다. 지난해 3월 멜버른 세계수영선수권대회에선 350m 지점까지 5위를 달리다 마지막 50m를 남기고 무서운 스퍼트를 해 우승했던 박태환은 이번 대회에선 반대 작전을 펼쳤다. 150m 지점에 가장 먼저 도달했고, 경기 끝까지 한 차례도 선두 자리를 놓치지 않았다.

9일 예선 때와는 완전히 다른 모습이었다. 예선에서 박태환은 지나칠 정도로 여유 넘치는 경기를 했다. 다른 선수들에게 작전을 노출하지 않겠다는 의도였다. 같은 조에서 겨룬 장린(중국)에게 조 1위를 내주고 2위를 했지만 크게 동요하지 않았다.


노민상 수영대표팀 감독은 “장린은 예선에서 보여준 게 100%”라고 평가했다. 실제로 결승에서 3분41초86을 기록, 예선(3분43초35)보다 1초49를 단축한 박태환과 달리 장린은 예선(3분43초32)과 결승(3분42초44)의 기록 차가 0.88초에 불과했다. 노 감독이 이런 작전을 펼친 것은 세계선수권 때와 같은 작전으로는 승산이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세계선수권 우승을 박태환에게 내줬던 해킷은 이날 결승에서 작정이라도 한 듯 초반부터 스퍼트했다. 하지만 페이스가 깨지면서 급격한 체력 저하가 찾아왔다. 300m까지 박태환에 이어 2위를 달렸던 해킷은 결국 6위로 경기를 마쳤다. 박태환이 해킷처럼 초반부터 스퍼트를 하고도 끝까지 페이스를 잃지 않은 것은 많은 훈련을 소화한 덕분이었다.

레인 배정에서는 운이 따랐다. 노 감독은 “(박)태환이가 왼쪽(4번 레인)에 라선 젠선(미국), 오른쪽(2번 레인)에 해킷을 두고 레이스를 펼쳐 이들을 보면서 경기를 했다”며 “바로 옆에 장린이 있었다면 (상대를 의식하다가) 좋지 않은 결과가 나올 수도 있었다”고 말했다. 박태환은 이날 이언 소프(호주)의 세계기록(3분40초08)에는 미치지 못했지만 전날 장린이 세운 아시아기록을 하루 만에 갈아치웠다.

글=베이징=장혜수·이은경 기자
그래픽=차준홍 기자

 

[출처] http://article.joins.com/article/article.asp?ctg=14&Total_ID=3255234&cloc=joins|article|c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