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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름다운 매월리 이야기
WE/또 하나의 기쁨과

“한우 정말 싸요” 연 100만명 직거래 이용

by FELUCCA 2008 2008. 7. 31.
“한우 정말 싸요” 연 100만명 직거래 이용
주민들 주주 참여…대형마트 값보다 30~40% 낮아
한우농가 “판매 걱정없이 소 키워”…매장 전국 확대
한겨레 윤영미 기자
» 한우를 직거래로 싸게 파는 강원도 영월군 주천면 ‘다하누’ 매장에서 소비자들이 한우 고기를 구입하고 있다.
영월 ‘다하누촌’ 가보니

일요일이었던 지난 27일 오후 강원도 영월군 주천면 주천중앙시장 안의 한우촌은 여느 시골 장터와는 사뭇 달랐다. 산골 마을의 작은 장터에 외지 번호판을 단 승용차들이 빼곡했다. 19.8㎢(6천평)쯤 되는 한우촌엔 ‘다하누’라는 똑같은 간판을 내건 정육점 10개와 식당 35개가 눈길을 끌었다. 정육점이건 식당이건 북적이는 손님들로 발디딜 틈이 없었다.

‘한우고기만 파는 마을’이라는 뜻으로 ‘다하누촌’이라고 이름붙여진 이곳은 영월지역 육류 유통업체인 섶다리마을 영농조합법인이 영월과 인근 지역 축산농가에서 소를 사들여 소비자에게 직거래로 팔고 있다. 영농법인은 주천지역 축산농민과 주민 등 20명이 주주로 참여해 설립했다.

직거래 판매이니 만큼 가격이 대형마트에서 파는 같은 등급의 한우값에 견줘 30~40%나 쌌다. 1등급 등심·안심·갈비살·차돌박이 등으로 구성된 한우 모듬구이용이 600g에 2만8000원이었고, 국거리용 600g에 양지 1만8000원·사태 1만2000원, 불고기용 1만3000원, 장조림용 1만3000원, 육회용 300g에 8000원 등이었다. 직영 인터넷몰인 ‘다하누몰’에서도 같은 값에 고기를 팔고 있다. 이곳 정육점에서 고기를 산 뒤 근처 식당에서 1인당 2500원의 세팅비를 내면 야채를 곁들여 고기를 구워먹을 수 있다. 서울에서 가족과 여름 휴가를 온 김은주(36·서대문구 천연동)씨는 “가격이 너무 싸서 놀랐다”며 “질좋은 한우를 이렇게 싸게 살 수 있는데 다른 데서는 한우값이 왜 그렇게 비싼지 이해가 안된다”고 말했다.


» 횡성 한우 유통과정 예시
주말을 맞아 한우촌의 공터 한쪽에서는 사골, 우족 등을 도매가로 할인 판매하고 있었다. 주부 최승운(39·서울 종로구 사직동)씨는 “값이 너무 싸서 집에 가서 해먹으려고 사골과 잡뼈, 불고기용·구이용 고기까지 샀다”며, “이 정도 가격이면 수입 쇠고기를 먹지 않고 한우를 사먹겠다”고 말했다.

지난해 8월 문을 연 ‘다하누촌’은 질좋은 고기 맛과 싼 가격이 알려지면서 방문객이 늘어나 한햇동안 영월에만 정육점 10개, 식당 35개가 생겼다. 평일 하루평균 2000명, 주말 하루평균 5000명이 이곳을 찾아 연간 방문객이 100만명을 넘어섰다. 영월 외에도 서울 마포와 광장동, 경기 파주·군포·동두천, 인천 송도, 충남 천안 등 7곳에 정육점형 식당이 문을 열었다. 이달 안에 서울 목동·역삼동·당산동·천호동, 경기 안양·구리, 전북 군산에 7개 매장이 추가로 문을 열 예정이다. 미국산 쇠고기 전면 수입 재개로 다른 지역 한우농가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는 현실과는 다른 분위기다.

섶다리마을 영농법인과 계약을 맺어 한우를 키우고 있는 이명한씨는 “다른 지역에선 소 출하가격이 ㎏당 7500~8000원선이지만 영월은 최하 8300원에 거래된다”며 “소를 살 사람이 없으면 사료값 부담 등으로 걱정이 많은데, 이곳에서는 그런 걱정 없이 소를 키울 수 있다”고 말했다.

 

윤영미 기자 youngmi@hani.co.kr

 

[출처] http://www.hani.co.kr/arti/economy/economy_general/301594.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