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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름다운 매월리 이야기
WE/또 하나의 기쁨과

[2008올림픽] 남현희 “만족스러운 경기…아쉬움도 남는다”

by FELUCCA 2008 2008. 8. 12.
남현희 “만족스러운 경기…아쉬움도 남는다”
연합
» 11일 베이징 올림픽 펜싱홀에서 열린 펜싱 플뢰레 결승전에서 남현희가 이탈리아 발렌티나 베찰리에 패한후 아쉬워하고있다.. 베이징/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베이징=연합뉴스) 특별취재단
 
남현희(27.서울시청)의 얼굴은 땀으로 온통 젖어 있었다.

금메달을 놓쳤는데도 울지 않았다.

아쉬움은 남았지만 세계 최고의 검객을 맞아 만족스러운 경기를 펼쳤다는 자부심이 들었다.

 

남현희는 11일 저녁 중국 베이징 올림픽 그린 펜싱경기장에서 열린 여자 플뢰레 개인전 결승전에서 세계 랭킹 1위인 노장 발렌티나 베잘리(34.이탈리아)에게 아쉽게 패해 은메달을 목에 건 뒤 "은메달이 결정됐을 때 많이 만족스러웠다. 하지만 세계 1위에게 도전해 이길 수 있는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았기 때문에 조금 아쉽기도 하다"고 말했다.

 

남현희는 이날 마지막 세트인 3세트(3분) 종료를 1분 남기고 4-4 동점을 만든 뒤 41초가 남았을 때 5-4로 역전했지만 남은 시간 동안 2차례 공격을 허용하며 6-5, 1점 차이로 패했다.

 

그는 "게임이 잘 풀려서 만족하지만 조금 더 연습을 많이 해야 한다는 생각도 했다"며 아쉬움을 달랬다.

 

남현희는 마지막 세트에서 역전에 성공했을 때 어떤 생각을 했을까.

그는 "역전에 성공하고 나니 자신이 있었다. 내 나이가 더 어리기 때문에 스피드를 이용해 남은 시간을 풀어가면 될 것이라 생각했다"고 했다.

 

이어 "하지만 베잘리는 역시 노련하더라. 빠르게 움직일 때 보통 선수는 일단 피한 뒤 공격 동작이 나오는데 그는 바로 단순공격이 나왔다. 내 게임 운영이 한 단계 아래였다"고 덧붙였다.


남현희는 지난 3월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국제펜싱연맹(FIE) 월드컵에서 베잘리와 맞붙은 적이 있다.

남현희는 "처음 대결했기 때문에 상대를 파악하는 게 우선이었다. 당시에는 내가 게임 운영을 잘하지 못해 많은 점수 차로 졌다. 하지만 그때 베잘리와 상대하면서 내가 하지 말아야 하는 것을 배웠다"고 했다.

 

남현희는 "나나 베잘리나 칼을 피한 뒤 찌르는 동작에 능하다. 먼저 들어가는 선수가 지고 수비가 항상 이긴다. 그래서 오늘 결승전에서는 공격을 많이 안 했고 좋은 경기를 펼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아쉬움을 털고 공동취재구역을 빠져나가려던 남현희는 마지막으로 "앞으로 더 열심히 하겠다. 펜싱에 많은 관심을 가져달라"는 당부의 말도 잊지 않았다.

min76@yna.co.kr

 

[출처] http://www.hani.co.kr/arti/ISSUE/39/303720.html

 

 

 

 

남현희 ‘뒤집힌 4초’

 

» 남현희(오른쪽)가 11일 여자 펜싱 플뢰레 결승전이 끝난 뒤 상대방 발렌티나 베찰리와 인사를 나누고 있다. 베이징/AP 연합

여자 플뢰레 결승 이탈리아 베찰리에 1점차 역전패
“금메달 놓쳤지만 만족…다음 기회 노리겠다”

 

그의 칼끝이 상대에게 5송이 꽃(Fleuret·플뢰레)을 안겼다. 그리고 최후까지 남은 4인만 오를 수 있는 결선 단상(포디움)에서 답례로 영광스런 은빛 메달을 받았다.

 

한국 펜싱의 간판 남현희가 11일 베이징 펜싱경기장에서 열린 펜싱 플뢰레 여자부 개인 결승전에 발렌티나 베찰리(34·이탈리아)에게 5-6, 1점 차로 패해 준우승을 차지했다. 마지막 문턱을 넘지 못해 아쉬움을 남겼지만, 비인기 종목의 설움을 딛고 2000년 시드니 올림픽 김영호(37·현 대표팀 코치)의 금메달 이후 8년 만에 쾌거를 이뤄냈다. 1964년 도쿄올림픽 때 펜싱 남녀 대표팀이 출전한 이래 올림픽 여자 메달은 처음이다.

 

경기에 사용하는 칼의 끝이 꽃과 유사하다고 해서 이름붙은 플뢰레. 남현희(27·서울시청)는 이 꽃 모양 칼끝을 9분(3분 3라운드)간 5번이나 세계 최강 베찰리의 몸통에 꽂았다. 개인전에서 세 차례 맞붙어 전패를 당했고, 체격이 큰 유럽 선수들을 오히려 자신 있어 하는 남현희가 “베찰리만 제외하고 …”라고 얘기할 만큼 강한 상대다.

 

하지만 남현희는 1라운드 허용했던 3점을, 반격에 나선 2라운드 곧바로 만회했다. 후반 들어 남현희 특유의 천재적인 거리 감각까지 살아났다. 상대방이 치고 들어올 때, 한걸음 물러난 뒤 역공에 나서는 ‘꽁드로 아따끄’가 절묘하게 구사됐다. 이때부터 남현희는 베찰리의 찌르기 공격을 종이 한장 차 거리를 두고 무산시킨 뒤 차곡차곡 점수를 쌓았다. 경기 종료 41초 전, 베찰리의 칼이 들어오는 순간 남현희도 베찰리를 찔렀다. 칼이 엇갈리면서 파란불, 빨간불이 동시에 들어왔다. 판독 결과 남현희의 점수가 인정됐고 5-4, 역전 점수까지 따냈다. 베찰리가 판정에 수긍하지 못하겠다는 듯 헬멧을 벗고 등을 돌릴 만큼 승부처가 될 수 있는 순간이었다.

 

하지만 막판 고비를 넘지 못했다. 종료 29초 전, 키가 10㎝나 큰 베찰리가 긴 팔을 이용해 시도한 찌르기를 막지 못하면서 동점을 허용했다. 승리 기회를 다시 엿볼 수 있는 연장전을 4초 앞두고 몸통까지 허용하면서 아쉬운 재역전패를 당했다. 남현희는 경기 뒤 “좋은 기회가 돼서 잘해보고 싶었는데 금메달을 놓쳤다. 아쉽지만 경기가 잘 풀린 데 만족한다”며 “부족한 부분을 보완해서 다음 기회를 노리겠다”고 말했다.

 

베이징/홍석재 기자 forchis@hani.co.kr

 

[출처] http://www.hani.co.kr/arti/ISSUE/39/303724.html

 

 

 

남현희 전담코치 “칼 부러진게 은메달 길조”

연합
(베이징=연합뉴스) 특별취재단 = "칼이 뚝 부러지더라고요. 기분이 안 좋았지만 오히려 은메달을 따기 위한 길조였나 봅니다"

지난 5일 오후 2008 베이징올림픽 펜싱 경기장인 올림픽 그린 펜싱홀.

남현희를 전담 지도하는 김상훈(35) 코치는 이상한 일을 경험했다. 훈련을 시작하기 직전 자신의 칼을 빼들어 끝을 바닥에 대고 탄성을 시험하는데 갑자기 뚝 소리가 나며 칼이 부러져 버린 것이다.

펜싱 칼은 좀처럼 부러지지 않아 펜싱인들은 이런 일을 경험하면 기분이 안 좋아지는 것이 보통이다.

이상하다는 느낌을 받았지만 내색하지 않고 다른 칼로 훈련을 마친 김 코치는 숙소에 들어간 뒤 곰곰이 생각에 잠겼고 결국 '오히려 길조일 수 있다'고 결론내렸다.

안 좋은 일이 생기면 오히려 좋은 일이 이어질 수 있다는 미신 같은 생각을 한 것.

하지만 이 뿐만 아니었다. 10일 낮 훈련을 지도하던 중 남현희의 칼에 옆구리를 찔린 것이다. 조금 따끔거렸을 뿐 크게 아프지 않아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던 김상훈 코치는 숙소에서 옷을 벗어보니 속옷이 피로 물들어 있는 것을 발견했다.

선수에게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해 아무런 얘기를 안했던 김 코치는 이번에도 똑같이 좋은 예감을 품었다.


결국 남현희는 11일 저녁 세계랭킹 1위 발렌티나 베잘리와 결승전에서 후회없는 경기를 펼친 끝에 은메달을 목에 걸었고, 김 코치도 물론 뛸 듯이 기뻤다.

김 코치는 "칼이 부러지고 옆구리에 피가 났던 것이 오늘 한국 여자 펜싱 사상 첫 메달을 따고 색깔도 동이 아닌 은일 수 있었던 좋은 징조였다"며 "1점 차로 진 것이 아쉽지만 충분히 잘했다. 노련미만 보완하면 4년 뒤 런던올림픽에서 더 잘 할 수 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min76@yna.co.kr

[출처] http://www.hani.co.kr/arti/ISSUE/39/303725.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