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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름다운 매월리 이야기
HOBBY/골프칼럼

김한성의 골프칼럼 [의료종합지'메프'연제02년 9월호]

by FELUCCA 2008 2008. 7. 23.

김한성의 골프칼럼 [의료종합지 연제-02년 9월호]

 

       

 

 

관전의 즐거움

필자는 전라남도치과의사회장이며 전남골프협회이사(핸디캡 6), 목포 김한성치과원장이다

2002년 6월의 함성을 잊을 수 없다. 월드컵에서 대한민국의 경기 중 세 게임을 관전할 기회를 가졌고, 월드컵 첫 승의 환호를 같이했으며 4강 진출의 현장에서 ‘오 필승 코리아’를 노래 한 것이다. 월드컵 경기가 우리에게 삶의 질을 높여 주었음은 물론 관전의 즐거움을 가르쳐 주었던 것 같다.
모든 스포츠는 직접 경기에 임하는 즐거움과 관전하는 즐거움은 별개인 듯 하며 직접 즐기는 것은 특정 종목에 대개 국한되지만 보며 즐기는 것은 다양한 스포츠를 접할 수 있어 더욱 즐거운 것이 아닌가 한다.

나는 골프중계방송을 거의 빠짐없이 본다. 예약 녹화를 통하여 다음날 보는 것이다. 90년 골프에 입문했을 때는 SBS의 금요골프와 위성채널인 스타스포츠채널을 녹화해서 보는 정도가 전부였으니 격세지감이 아닐 수 없다.
그 중 가장 극적인 장면을 떠올린다면 PGA경기 중 92년도 혼다클래식 마지막 날인 것 같다. 자기가 얼마나 훌륭한 골퍼인지 모른다는 프레드 커플스와 콧수염의 자그마한 사나이 코리 페이빈이 마지막 조에서 우승을 다투고 있었다. 마지막날 마지막 Par 4홀에서 두 사람은 멋진 드라이버 샷을 날리고 세컨샷은 약 100야드 정도 남겨 두었던 것이다. 이때까지는 프레드 커플스의 한 타 차 선두를 달리고 있었다. 그런데 그 마지막 날 마지막 세컨 샷에서 기적이 일어났다. 코리 페이빈이 이글을 만들어 낸 것이다. 그 볼은 슬로우 비디오로 몇 번 봐도 볼의 궤적이 보이지 않는 바로 홀컵에 박혀버린 기가 막힌 샷이었으니 말이다. 멋진 역전의 순간이었다. 그런데 일은 또 벌어진다. 뒤이어 친 프레드 커플스의 세컨 샷은 홀컵 30센티에 붙어 버디를 만들어낸 것이다. 결국 그 홀에서 서든데스로 이어지고 약속이나 한 듯 두 사람은 홀 1미터 가까이에 붙여 프레드 커플스가 버디를 잡아 우승하였던 것이다.
PGA에서 우승은 신이 점지한다는 말이 있듯이 최상의 컨디션을 보인 두 사람의 운명은 이렇게 갈라진 것이다. 정말 짜릿한 승부로 기록되는 멋진 경기를 안방에서 관전하였었다.

바로 전 주에는 LPGA메이저경기인 브리티시 여자오픈이 열렸고, 이번 주에는 PGA의 메이저 경기인 PGA챔피언쉽 대회가 열린다. 연속 2주 관전의 즐거움을 주는 절호의 기회인 것이다. 메이저경기는 상금도 많고 우승하면 그만큼 스폰서나 광고출연들이 줄을 잇는 기회가 되기 때문에 상위랭커들이 전원 출전하여 손에 땀을 쥐게 하는 경기가 펼쳐진다. 허나 한 가지 의문이 남는다. 물론 가끔씩은 무명선수가 우승하기도 하지만 대개의 경우 세계상위랭커들이 그린 쟈켓을 차지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니 말이다. 아마도 경험에 의한 자신감과 집중력의 차이 때문일 거라고 생각하지만, 3일째까지 리더보드를 차지하던 중견이나 무명선수들이 마지막 후반을 끝내 버티지 못하고 무너지는 경우가 허다한 경우가 너무 많은 것은 어떤 이유일까?

LPGA는 나비스코대회, 멕도널드대회, US여자오픈대회, 브리티시 여자오픈대회가 메이저 경기로 2001년 메이저 대회는 빅3로 불리는 애니카 소랜스탐, 카리웹과 박세리가 나누어 차지하고 올해는 빅4로 알려진 쥴리 잉스터가 가세하여 골고루 나누어 가진 것이다. 이들의 메이저경기 우승 합계가 21승이라니 가히 놀랄 만 하다.
또한 PGA에서는 마스터스대회, US오픈대회, 브리티시오픈대회, PGA챔피언쉽대회가 메이저 경기로 타이거 우즈가 작년에 3승을 올렸고 올해는 이미 2승을 차지해 독보적이다. 타이거 우즈의 그늘에 가려 만년 2인자로 불리는 어니 엘스가 올 브리티시 오픈대회를 우승하여 겨우 체면을 차리기도 하였다. 결국 메이저 대회는 무명의 반란을 허용하지 않는 스타들의 전쟁인 듯 하다. 올해는 메이저 경기 중 PGA챔피언쉽 대회만을 남기고 있다. 2000년에는 타이거 우즈와 데이비드 톰스가 연장혈투의 멋진 역전 승부가 펼쳐졌었고 작년에는 필 미켈슨과 데이비드 톰스의 드라마가 연출된 것을 우리 팬들은 기억하고 있다. 과연 이번 주에 벌어지는 PGA챔피언쉽 대회에서는 누가 우승 할 것인가 벌써 궁금해진다. 타이거 우즈의 2년 연속 3승이냐 아니면 2인자 그룹인 어니 엘스, 필 미켈슨, 세르지오 가르시아, 데이비스 러브3세등이냐 혹은 무명들의 반란일 것이냐. 아마도 이 글이 읽혀 질 때면 이미 결과는 나와 있을 것이다.
시즌 마지막 메이저 대회에서 펼쳐지는 PGA목장의 결투의 관전을 기다려 본다.

유명한 희극 배우이자 골프광인 보브 호프는 ‘골프는 기묘한 게임이다. 건강에 좋은 것만은 사실인데 동시에 사람에게서 침착성을 빼앗아 파멸시키기도 한다. 나는 세계에서 가장 건강한 바보다’라고 말했고 미국의 유명한 작가 핀리 피터던은 ‘내가 골프에 관여 할 수 있는 말이 있다면 골프란 자신과, 자신의 최악의 적인 자기 자신과 함께 플레이하는 게임이라는 사실이다’라고 하여 골프에서 가장 나쁜 적은 바로 자신이라고 강조하였다.
아마도 자기 자신과의 싸움에서 이기며 침착한 플레이를 하는 선수가 우승할 것이 틀림없다. 다 같이 조용히 이번 주 펼쳐지는 PGA챔피언쉽 대회를 관전 해 보자.